매일

2011. 12. 19. 23:31
하루를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.

스스로 용기를 북돋고 종용하는 것도 한계다.

예전처럼 어리석었으면 좋겠다.


적어도 내가 무엇이라도 되는 듯이 의기양양했을 것이다.

돌아가시기 며칠 전 아빠는 진정제때문에 비몽사몽한 가운데

나를 보시면서 '아람이는 책임감이 강해'

그리곤 웃으셨다.

뜬금없는 말씀이라 나도 그냥 웃었다.

하지만 난 내 인생도 책임지지 못한다.

책임지고 싶지 않다.

자신을 상대로 전투적으로 산다는 것은 괴롭다.

아빠의 마지막 목소리처럼 살지 못하는 죄책감에 잠겨

하루를 또 헛되이 보낸다.

단지 아빠 만나는 날이 하루 더 가까워졌다는 생각을 위안으로 삼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