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랬을테지

2011. 12. 27. 01:48

아빠는 유난히 손가락이 굵었다.

언제나 핸드폰의 버튼이 잘 눌리지 않아 불편해하셨다.

새로 산 스마트폰도 아빠 손에는 너무 작았다.

그래도 그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버튼을 눌러가며

내게 메시지를 보내셨겠지.

한 줄을 쓰고 잠시 생각하다 다시 한줄을 쓰며

내게 힘을 북돋아 줄 말을 생각하셨을테지.

두꺼운 손가락에 버튼이 잘못눌리면 다시 지우고

그렇게 한참을 고생하셨을테지.

아빠

몇 번의 일기를 쓰고

몇 밤을 울어야 

슬퍼서 괴롭지 않을까요.